작성일
2023.09.01
작성자
최영옥
조회수
223

[해피디자인] 사라진 스승의 날!

http://www.jonghap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7845


[최영옥 칼럼니스트]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스승의 날이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기념하기 위하여 정한 날로 5월 15일이다. 1982년 스승의 날에 대한 교육 연합회에서 만들어 공포하였다”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김영란법’ 등으로 오히려 불편한 날이 되었다. 감사의 계절 5월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달하는 날이 많다. 어린이에게 당연히 선물해야 하고, 부모님에게는 용돈이라도 드려야 하고, 그러나 스승의 날에는 언제부터인지 카네이션조차도 받기가 두려운 그런 날이 되어버렸다.

필자는 지난해 코로나로 학교에서 스승의 날에 공식적 행사가 없었던 기간에 학부 특성상 대면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스승의 날에 맞이했다. 학생들이 각 교수님께 카네이션 한 송이와 스카프 등 작은 선물과 함께 케이크와 다과를 준비하여 학부 행사를 하였다. 그 뒤 학교에 “왜 학생회비로 교수들 선물을 하여야 하는가?”라며 한 학생이 민원이 제기되었다. 학생회비를 걷었으나 코로나로 아무런 행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교수들은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깜짝 이벤트를 하여준 것인데 참으로 씁쓸한 스승의 날이었다. 그 뒤 절대 아무런 행사를 하지 않도록 하였으며 살아있는 교육 현장이 맞는 것인지 자문하게 되었다.

요즘 대부분 학생은 돈에 관하여 매우 민감하다. 우리라는 표현보다는 개인주의적인 표현이 많은 것 같다. 같은 학과 동기들끼리도 00씨, 00님으로 부르고 있다. 이득은 취하고 싶은데 자신을 힘들거나 귀찮게 하는 것은 싫어하는 성향이 강한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MT도, 사은회도 교수님들께 회비와 음식비를 걷고 있다. 필자는 수업에서 정말 신나게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무대에 올라가서 관객들과 신나게 소통한 기분이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수업을 한다. 그러나 그 열정으로 인하여 수 없는 민원을 당하곤 한다.

선생님의 열정이 민원으로, 살아있는 교육은 요원한가?

성공이나 별다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편입이나 취업을 하려면 공모전 수상, 자격증, 특허출원 등 다양한 프로필이 있어야 도움이 되기에 야간작업이나 과제, 멘토 멘티제도, 코칭 그룹 등 다양한 학습 활동을 시키게 된다. 연구실에는 “12시 전에 집에 가고 싶다”라고 붙여 놓았다. 매번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과로에 시달리며, 교수자의 열정이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는 확신과 매년 졸업 후 감사하다고 찾아오는 제자들 덕분에 과로하면서도 수업을 했다.

“야간대학도 아닌데 왜 야작을 하냐? 왜 공모전을 시키냐?” 등 너무 철없는 학생들의 민원을 많이 받곤 한다. 민원 천국이 되어 버린 교육 현장이다. 수업하면서도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면 “이것도 또 민원 대상일까?” 위축되는 느낌이 든다. 요즘은 학생들이 ‘갑’이다. 학생은 민원의 창구가 있지만, 선생님은 억울해도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다. 그저 참아야 한다. 만약 너무 억울하여 무고죄로 신고라도 한다면 아마도 비도덕적이고 비인격적인 선생님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민원이나 고발을 믿지 않게 되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표현하고 진실을 볼 수 없게 적어놓은 것이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아직도 감사하다며 수년이 지났는데도 찾아오는 제자들과 현장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며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제자들을 보면서 ‘학생들에 대한 열정이 헛된 것만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감사하며 스승의 날을 맞으려 한다. 언제부터인지 교권이 없어지고 서로를 불신하며 스승이 아닌 직업인으로 대하는 학생 여러분! 스승의 날만이라도 선생님의 진심을 믿어주세요!

출처 : 경인종합일보(http://www.jong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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