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내과계 중환자실(MICU)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19학번 박경무입니다.
지금쯤 방학임에도 실습과 케이스, 그리고 국시와 취업 준비까지 겹쳐서 하루하루 참 바쁘고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같은 과정을 겪었기에 지금 여러분이 품고 있을 막막함과 불안함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습니다. 곧 취업 시즌을 맞이할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제가 일하는 병원과 중환자실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 보라매병원은 어떤 곳인가요?
서울시 동작구, 보라매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보라매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이 수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대표 공공의료기관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래서 여기는 시립병원인지 서울대학교병원인지 헷갈려 하실 것 같습니다.
저희 병원의 정확한 명칭은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운영하는 만큼 본원과 급여 및 복리후생 체계가 완전히 동일합니다. 사학연금 가입은 물론이고 육아휴직 같은 복지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분위기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동시에 시립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암이나 중증 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행려환자(노숙인)나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환자분들도 많이 마주합니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기 힘든 분들까지 편견 없이 끝까지 품어내는 든든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직접 경험하면서, 간호사로서 진정한 공공의료의 가치를 몸소 배울 수 있는 뜻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 특수파트 끝판왕 ICU
제가 근무하는 MICU는 병원에서 가장 중한 환자들이 모이는 생사의 최전선입니다. 이곳에서는 인공호흡기(Ventilator) 설정과 관리는 기본이고, 폐·심장 부전 환자를 위한 에크모(ECMO), 급성 신손상 환자의 혈역학적 안정을 위한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등 장비들이 상시 가동합니다. 여기에 노르에피네프린, 바소프레신 같은 승압제(Inotropics)나 미다졸람, 프리세덱스 같은 진정제(Sedation)를 타이트하게 모니터링하며 환자의 바이탈을 지켜냅니다.
패혈성 쇼크, ARDS, 소화기계 출혈 등 전 계통의 중증 질환을 다루다 보니 인투베이션이나 CPR 같은 초응급 상황도 일상처럼 벌어집니다. duty 동안 수많은 의료 기기상으로 보여지는 수치와 알람, 모니터로 보이는 환자의 V/S까지 관리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noti와 manage를 지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공부를 해야하고, 성인간호학에서 배운 모든 계통의 다양한 질환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ICU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 돕는 끈끈하고 활기찬 분위기'입니다. 환자 한 명이 흔들리면 부서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뛰어들어 V/S을 잡고, 라인을 잡고, 약물을 달아주며 서로의 빈틈을 채워줍니다. 일은 고되고 벅차지만, 서로 의지하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기에 웃으며 버틸 수 있습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 살려내 일반 병동으로 전동가시는 분들을 볼 때의 벅찬 보람도 크지만, 반대로 모든 치료를 다 쏟아부어도 끝내 환자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들도 정말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찾아오는 무력감과 심적 고통은 여전히 어렵고 무겁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런 치열한 고민과 아픔을 겪으며 한층 더 성숙하고 단단한 '진짜 간호사'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 취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현실적인 팁을 하나 주자면, 바로 토익입니다. 보라매병원을 포함한 주요 대형병원 채용에서 어학 성적은 서류를 통과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수 관문입니다. 나중에 면접이나 국시 공부에 집중하려면, 어학 점수는 지금 미리 확실하게 만들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은 많이 불안하고 지칠 수 있지만, 강의실과 실습지에서 흘린 여러분의 땀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믿고 차근차근 나아가길 바랍니다.
머지않은 날, 보라매병원에서 혹은 멋진 임상 현장에서 든든한 간호사 동료로 마주할 날을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다들 지치지 말고 힘내세요, 파이팅!